“배우자의 행동이 너무 의심되어서 핸드폰을 몰래 보고 말았습니다… ”라는 내용의 글을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법률 전문가들이라면 화들짝 놀라면서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겠지만 일반인들은 당연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 것입니다.
배우자 혹은 연인의 부정행위가 의심될 경우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증거의 보고인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부정행위가 드러나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숙박업소 예약내역, 카카오톡 대화내역, 핸드폰 네비게이션 최근 목적지, 사진 갤러리 등등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부정행위 증거는 너무나도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 부정행위 의심자의 핸드폰을 몰래 들여 봐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서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 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 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타인의 비밀’은 간단히 말하자면 제 3자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내밀한 사실을 뜻합니다. 자신의 부정행위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에 이것은 명백한 ‘비밀’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핸드폰 주인의 동의 없이 패턴을 해제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경우 이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죠.
일견 간단해 보이는 행위이지만 알고 보면 명백한 위법행위인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죄목으로 고소당한 경우 피의자는 “부부간에 당연히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매우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법률상으로 접근하였을 때는 처벌되는 경우가 아주 많으므로 아무리 부정행위가 의심된다 할지라도 배우자의 핸드폰을 몰래 열어보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설령 핸드폰을 몰래 열어보았다고 하더라도 부정행위 사실만 인지한 다음 별도의 경로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정 여의치 않으면 차라리 부정행위자에게 “떳떳하면 핸드폰을 열어 내용물을 보여주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를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도가 심할 경우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