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의 사전적 의미는 ‘규칙이나 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우리말의 ‘규제’의 사전적 의미를 실증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 그러나 규제의 영어적 표현이나 유의어를 찾아보면 규제의 속성을 더 잘 알 수 있다
. 즉, 영어표기로는 control(통제, 관리), government(정치, 통치), management(경영, 관리), direction(방향, 지도), supervision(감독, 지휘), limitation(제한), rule(규칙), order(순서), law(법) 등이다. 즉, 통제하고 엄격하게 제한하고자 하는 속성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어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통제와 관리하고자 하는 지배적 상황들이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는데 이것은 완벽하게 공평한 시스템을 갖출 수 없는 세상적, 인간적 한계 때문이다.
즉, 세상이 바뀌어도 규제에 길들여져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상에 모두가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암묵적 동의를 누가 사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과거의 많은 역사들이 이것에 대한 실증적 예가 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도 그 실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이를 보여주는 실례는 얼마든지 있다.
관공서뿐만 아니라 조그만 회사나 심지어는 친목모임에서도 이와 같은 규칙이나 규정을 만들어 구성원을 규제하는 상황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이게 한다. 어찌되었든 박근혜 정부가 규제라는 키워드를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클로즈업시켜 세상의 큰 관심사가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원수,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죽는다는 암덩어리로 생각하고 겉핥기식이 아니라 확확 들어내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였으면 한다”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발언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규제개혁을 위한 끝장토론을 3월 20일 청와대에서 실시하였다.
박근혜대통령은 규제개혁 방점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경제부흥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대 정권이 규제개혁을 주창하였지만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성공한 케이스를 본적이 없다.
그 이유의 핵심은 규제를 이용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저항과 훼방이다. 이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으면 좋은 제도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군대에서 사병들은 사단장이나 중간간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보다 바로 윗 선임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더 강하게 느끼는데 그 이유는 선임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어도 대민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바꾸어 놓지 않으면 이런 규제개혁이 별무신통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논리로 각종 연관규제를 이용하여 민원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힘을 은근히 발휘하거나, 책임을 회피할 도구로 사용해 왔던 관습에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직자세를 바꾸라고 규제개혁을 선도적으로 개혁하는 공무원들에게 감사면제와 승진, 인사 등을 대통령이 제시하였지만 효과가 있을런지는 과거의 예로 보아 크게 기대되지는 않는다.
규제를 개혁하든 규제를 강화하든 대통령과 몇몇 장관들의 소신이 아니라 규제의 필요성과 규제의 효과성에 대한 성숙한 의식과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따라서 지속적인 규제개혁과 실효성을 위해 허수아비나 거수기위원회를 양산하는 것보다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감시하고 평가하는 제도를 고려해 봄직하다. 또한 복지부동의 정서가 최고의 보신이 아니고 벤처정신으로 규제개혁을 타파하는 공무원이 나오도록 그들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