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道)’라는 지방행정 명칭이 처음 사용된 것은 고려 성종 때인 999년부터이다.
성종은 전국을 10개 도로 나누어 관내도(關內道:현 경기도·황해도)·중원도(中原道:현 충청북도)·하남도(河南道:현 충청남도)·강남도(江南道:현 전라북도)·해양도(海陽道:현 전라남도)·영남도(嶺南道:현 경상북도 일부)·영동도(嶺東道:현 경상남북도 일부)·산남도(山南道:현 경상남도 일부)·삭방도(朔方道:현 강원·함경남도 일부)·패서도(浿西道:현 평안남북도)로 하였다.
이후 몇 차례의 변경을 거쳐 현종대에 이르러 지방제도가 확립됨과 아울러, 전국을 경기와 5도양계(五道兩界)로 나누는 이른바 5도양계제로 정착시켰다. 이때의 5도는 일반 행정 구역으로서 양광도(楊廣道:현 충청남북도와 경기도 일부)·경상도·전라도·교주도(현 강원도 일부)·서해도(현 황해도)로 구분되었고, 양계는 군사적 목적을 위한 특수지역으로서 국경지대에 설치된 동계(현 함경남북도와 강원도 일부)와 북계(현 평안남북도 일부)였다.
5도양계제는 군사적인 것만 제외한다면 구역의 체계가 오늘의 도와 비슷하였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전국은 다시 경기도·충청도·경상도·전라도·황해도·강원도·함경도·평안도의 8도로 구분되면서 이후 현재까지의 행정 구획의 기본 틀을 만들게 된다.
조선시대에 지방행정을 조직하는 기본 개념의 중심에는 ‘경(京)’과 ‘기(畿)’가 있었다.
‘경(京)’은 국왕이 거주하는 도성(都城)을 의미하고 ‘기(畿)’, 또는 ‘기전(畿甸)’은 왕이 직할하는 직할지를 의미하여 이 두 곳의 국왕 직할 지역을 통칭하여 ‘경기(京畿)’라고 부른다. 이른바 수도(首都)이다. 그리고 나머지 지방은 ‘경기(京畿)를 향하여 올라오는 지방의 연선(沿線)이다 그래서 연선상의 일정한 방향에 위치한 지역을 경기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도(道)‘라고 부르며 각각의 도의 명칭은 그 연선 상의 주요 고을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게 된다.
즉 강릉(江陵)과 원주(原州)에서 한자 씩 취하여 강원도(江原道). 충주(忠州)와 청주(淸州)에서 ’충청도‘, 전주(全州)와 나주(羅州)를 합쳐 ’전라도‘, 경주(慶州)와 상주(尙州)를 합하여 ‘경상도’, 황주와 해주에서 ‘황해도’ 평양(平壤)과 안주(安州)에서 ‘평안도’, 함흥과 경성에서 ‘함경도’라는 명칭이 생기게 되었다.
이미 인구가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지고 지리적으로는 한강을 축선으로 남북이 분리되어 행정상의 효율이 저하되는 한 편, 남북 지역에 대한 차별 대우로 인하여 경기도를 남북으로 분할하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한강 이북 지역의 경기도를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대한 여러 제안이 있었다. 가장 많은 의견이 ‘경기북도’이며 더러는 ‘한북도’라는 이름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는 달리 경기(京畿)는 개념상 지역분할이 불가능하다 경기는 왕의 직할지라는 개념에서 나온 명칭이므로 경기를 향하여 가는 연선의 길(道)이라는 뜻의 다른 지방과는 그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로 향하여 가는 북쪽 방면이라는 뜻의 ‘경기북도’라는 명칭은 개념상 모순이 있어 맞지 않는다 하물며 ‘한북도’는 본래의 지방 행정 지역의 작명의 근본 개념에서 벗어나 있어 이를 채용할 수는 더더욱 없다.
굳이 경기도를 남북으로 분할한다면 해당 지역을 양분하여 나누어진 한 부분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북경기도’ ‘남경기도’로 하면 맞을 듯싶다. 즉 ‘경기로 향하여 가는 북쪽 길’이 아니라 ‘경기의 북쪽 부분’. ‘경기의 남쪽 부분’이라는 의미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경기도를 분할하여야 한다면 이에 해당하는 명칭의 개념 확립이 먼저 필요하다고 느껴 잠시 생각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