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선을 넘어서는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 사회는 다시 한 번 ‘주식’이라는 제도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주식은 흔히 돈을 벌기 위한 투자 상품으로 이해되지만 본질적으로는 기업이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지분의 증서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위해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일이다. 주주는 배당을 받을 권리와 함께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도 갖는다. 즉 주식은 예금이 아니라 일종의 동업 참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은 기업·국민·국가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첫째는, 기업에게 주식은 성장의 자본이다.
기업이 새로운 공장을 짓고,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은행 대출만으로는 이러한 자본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업은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다. 투자자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기업은 그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결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 장치다.
둘째, 국민에게 주식은 경제 참여의 통로다.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이 그 성과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성장의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국민이 기업의 성장에 참여하고 그 성과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제도를 제공한다. 기업이 성장하면 주가가 오르고 배당이 늘어나 국민의 자산도 함께 증가한다. 자산이 늘어난 국민은 다시 소비와 투자에 나서고 이는 다시 경제 활력으로 이어진다.
셋째, 국가에게 주식시장은 산업 경쟁력의 무대다.
주식시장에 형성된 기업 가치와 시가총액은 그 나라 산업 구조와 기술 경쟁력을 그대로 반영한다. 미국 증시가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는 이유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그리고 방산산업의 성장과 함께 증시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키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항상 이러한 본질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기업 가치만으로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대와 공포, 탐욕과 불안 같은 심리도 함께 작용한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때로는 과열되고, 때로는 급격히 위축되기도 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영끌’이나 ‘빚투’ 현상도 이러한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 집을 무리하게 사거나 빚을 내서 주식을 매수하는 행태는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조급함과 함께 자기만이 주된 흐름에서 고립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투자는 자본 축적의 건강한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주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주식은 단순한 투자 기술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민의 교양이기도 하다.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산업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금리와 경제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경제를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많은 선진국에서 금융 교육을 시민 교육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식시장은 주로 코스피 6000 등과 같이 숫자로 표현된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단순한 돈의 게임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경제의 공동 프로젝트다.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르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식을 단순한 투기의 대상으로 보기에 앞서, 국가 경제를 함께 만들어 가는 제도로 이해하고 있는가 일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