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부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로스쿨 체제가 도입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일부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사시 부활을 대안으로 내세운다.
기회의 평등,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되살리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그 명분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시 부활론이 힘을 얻는 배경은 이해할 수 있다. 로스쿨 체제의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체제 내에서 어느 부분이 공정하지 않다는 걸까?
변호사시험 자체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점수로 줄 세우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입학 과정이다.
학부 성적, 영어 점수, 자기소개서, 면접까지 정성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로스쿨 입학 구조는 여전히 불신을 사고 있고 연간 1500만 원 안팎의 등록금은 실질적 진입 장벽으로 작동한다.
사시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로스쿨 입학의 불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로스쿨 체제가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이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법이 사시 부활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두 제도가 병존하는 순간 로스쿨 출신은 필연적으로 2등 자격증 취급을 받게 되고 수만 명에 이르는 로스쿨 출신 현직 변호사의 전문성이 통째로 부정된다.
사법 불신을 해소하겠다면서 기존 체제를 뒤집는 것은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일이다.
이미 작동 중인 시스템을 흔드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퇴행이다.
해법은 제도 개선에 있다. 로스쿨 입학 전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것이 먼저다.
사법 신뢰 회복의 출발점은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것이지 제도 전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