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에 의정부의 미래를 모두 맡길 수는 없다
옛 306보충대 부지를 포함한 용현동 일대 개발은 지금껏처럼 아파트를 짓는 택지개발사업이 전부가 되서는 안됩니다. 수십 년 동안 군사시설로 사용되면서 의정부의 도시발전에서 제외됐던 공간을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위한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전환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의 규모와 성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당초 의정부시는 306보충대 일대 약 29만㎡를 개발해 공동주택과 문화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2020년에는 민간 컨소시엄과 함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개발하는 방안까지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사업여건 변화와 민간사업자의 사업 포기 등으로 기존 사업은 중단됐고, 이후 정부의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정책에 따라 306보충대 부지를 포함한 훨씬 넓은 용현동·신곡동 일원이 의정부용현 공공주택지구로 재편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거대한 개발사업의 주도권과 개발편익을 모두 LH에 맡길 것인가?
저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의정부 땅의 미래를 LH의 사업논리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LH는 국가 공기업입니다. 국가의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고 공공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입니다. 반면 의정부시와 의정부도시공사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의정부 시민의 삶과 의정부의 장기적인 도시발전입니다.
두 기관의 이해관계가 언제나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의정부에는 이미 민락2지구, 고산지구 등 대규모 공공주택 개발의 경험이 있습니다. 과연 의정부시 전체의 측면에서 도시발전에 긍정적 요소가 더 컸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회귀분석적 검토노력을 통해 보완과 대안구축 노력은 얼마나 했을까요?
따라서 용현지구에서는 단순히 몇 천 세대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주택이 들어오면 교통수요가 증가하고 학교와 공원, 문화·체육시설, 도로와 철도 등 새로운 도시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개발계획 단계에서부터 얼마나 많은 자족시설을 확보할 것인가, 어떤 기업과 산업을 유치할 것인가, 문화·체육시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교통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토지를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그리고 개발로 발생하는 경제적 편익을 어떻게 의정부에 남길 것인가를 의정부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협의기관으로 참여하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사업에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법적으로도 의정부도시공사의 참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공주택 특별법' 제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LH뿐 아니라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도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정부도시공사의 정관·설립조례 및 사업범위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한다면, 국토교통부 및 LH와 협의를 통해 공공주택사업 참여구조를 검토할 법적 토대가 존재합니다.
핵심은 LH 대 의정부도시공사의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LH의 자금력 사업경험과 의정부도시공사의 지역성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1. 개발이익을 지역에 남겨야 합니다
도시공사가 개발사업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민간기업은 개발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지만 지방공기업이 얻은 이익은 지역의 다른 공공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습니다.
용현지구 개발에서 의정부도시공사가 일정한 사업지분 또는 사업구역을 확보하고 적정한 개발이익을 얻는다면 그 재원을 다시 교통망 확충, 원도심 재생, 공공주차장, 문화·체육시설, 청년·신혼부부 주거, 산업기반 조성, 반환공여지 개발등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개발 → 수익 → 지역 재투자 → 도시가치 상승 → 다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시공사를 만든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2. 필요하다면 금융조달을 통해서라도 사업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합니다. 돈입니다. 의정부도시공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에 참여하려면 상당한 자기자본과 사업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없으니 참여하지 말자”는 결론부터 내려서는 안 됩니다.
'지방공기업법' 제68조는 지방공사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 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행정안전부장관의 승인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지방공사의 차입 또는 사채발행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사업은 초기에는 토지비와 조성비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지만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토지공급·분양 등에서 현금이 회수됩니다.
따라서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자본금 + 사채발행 + 금융기관 차입 + LH 공동사업 구조 + 단계별 토지개발 수익등을 조합한 프로젝트 금융구조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기채부터 하고 개발하자”가 아니라 “사업성을 검증하고 상환재원을 확인한 뒤 필요한 만큼 기채하자”는 것입니다. 도시공사의 부채는 결국 시민에게 위험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3. 지방공기업법상 타당성 검토를 철저히 거쳐야 합니다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은 정치적 판단만으로 추진할 수 없습니다. '지방공기업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에 대해 사업 필요성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보고하며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용현지구 참여에 앞서 최소한 다음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① 총사업비와 도시공사 적정 참여지분
② 토지보상비와 조성원가
③ 예상 토지공급가격과 개발수익
④ 연도별 현금흐름
⑤ 차입금 규모와 이자비용
⑥ 최악의 부동산 경기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⑦ 사업지연 시 금융비용
⑧ 공공시설 확보에 따른 비용
⑨ 개발이익의 지역환원 규모
⑩ 의정부시와 도시공사의 최종 재정부담
이 결과 사업성이 충분하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지분을 무리하게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4. 중요한 것은 ‘최대 지분’이 아니라 ‘실질적 주도권’입니다
의정부도시공사가 반드시 50%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LH의 자금력과 사업경험을 활용하면서 의정부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권한을 협약에 명문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이용계획 공동결정, 자족시설용지 확보, 문화 체육 공원 등 주민편익시설 확보
지역기업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광역교통개선대책, 8호선 연장 등 장래 철도계획과의 연계 개발이익의 지역 재투자, 의정부도시공사 사업구역 또는 사업지분 확보, 공공시설용지의 의정부시 우선 활용방안 등을 협약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지분 몇 퍼센트를 갖느냐보다 그 지분을 통해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5. 우리는 이미 도시공사를 만든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의정부시는 2024년 도시공사를 출범시키면서 306보충대와 캠프 카일, 캠프 잭슨 나아가 미군반환공여지 등 주요 개발사업을 도시공사에 이관하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도시공사를 만들어 놓고 정작 의정부 역사상 손꼽힐 정도의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빠진다면 도시공사를 설립한 의미가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설관리와 주차장 관리만 하는 도시공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도시의 미래자산을 개발하고, 개발이익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그 수익으로 다음 도시개발을 준비하는 도시공사가 필요합니다.
■제안
의정부시는 국토교통부 및 LH와 즉시 협의해 의정부용현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의정부도시공사의 실질적 사업 참여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첫째, 의정부도시공사의 공공주택사업자 자격 및 공동사업 참여 가능성을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지방공기업평가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타당성과 적정 참여지분을 분석해야 합니다.
셋째, LH와 공동사업 시행, 일부 구역 분담개발, 토지확보 등 복수의 참여모델을 비교해야 합니다.
넷째, 필요한 경우 사업성이 확보된 범위에서 사채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다섯째, 도시공사의 참여조건으로 교통 산업 문화 체육 교육 공원 등 의정부 시민을 위한 도시기반시설 확보를 명문화해야 합니다.
여섯째,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정 부분이 의정부의 다른 도시개발과 반환공여지 개발에 재투자되는 ‘개발이익 지역환원 원칙’을 확립해야 합니다.
■결론 … 의정부의 땅에서 만들어지는 가치는 의정부에 남아야 합니다.
306보충대는 오랫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사용됐던 땅입니다. 이제 그 공간이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로 바뀐다면 의정부는 단순히 주택을 받아들이는 도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택은 국가가 공급하면서 교통체증과 학교 부족, 기반시설 부담은 의정부 시민이 떠안고 개발편익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LH의 참여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LH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과 LH와 함께 개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의정부도시공사가 사업에 참여해 의정부의 몫을 확보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사업성이 검증된 범위에서 금융을 조달해서라도 일정한 사업지분과 결정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무모한 투자가 아니라 제대로 설계한다면 미래 도시자산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LH에는 국가의 역할이 있고 의정부도시공사에는 의정부 시민을 지켜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의정부의 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과 도시적 편익을 의정부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의정부도시공사가 306보충대 개발에 참여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