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쟁의 양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전쟁은 영토 분쟁을 넘어 국가 간 군사동맹과 첨단 군사기술의 교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새로운 안보 질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월25일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로 3만명 규모의 병력을 지원받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파병이 현실화 된다면 이는 단순한 병력 증원을 넘어 군사기술과 전략자산을 매개로 한 보다 심화 된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병력 지원의 대가로 첨단 군사기술과 전략적 이익을 교환하는 새로운 형태의 군사협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전, 전자전, 장거리 정밀타격, 위성정보 활용, 인공지능(AI) 기반 표적획득 등 현대전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장에서 축적된 실전 경험과 운용기법은 첨단 무기체계 못지않은 군사적 가치를 지니며, 향후 북한군의 전력 발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가장 먼저 확보하게 될 자산도 이러한 실전 경험일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축적된 자폭드론 운용기술과 드론 회피 전술, 전자전 대응 능력, 위성정보 활용, 장거리 미사일 운용 경험, 대규모 병력 통제와 전장관리 기법은 북한군 현대화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실전 경험과 운용 노하우는 첨단 무기 이전보다 더 큰 군사적 가치를 가진다.
결국 우리는 ‘어떤 기술이 이전되었는가’보다 ‘북한군이 무엇을 배우고 돌아오는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
실전을 경험한 북한군은 이전과 다른 군대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휘관들은 현대전의 작전 수행 경험을 축적하고 병사들은 드론과 정밀타격이 일상화된 전장에서 생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군수·정비·전자전·통신 등 전투지원 분야도 실전 운용 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해 전반적인 군사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북한군의 전투 경험과 전술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담체계를 강화하고, 병력 규모를 넘어 교리와 전술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정보역량을 갖춰야 한다.
또한 드론과 전자전 중심의 미래 전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인공지능(AI) 기반 지휘체계 구축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의 실태를 면밀히 추적하고 유엔 제재 체제의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도 하나의 군사학교가 되고 있다. 북한이 얻으려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 검증된 기술과 실전 경험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안보적 함의를 던진다.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장은 내일의 한반도 안보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눈앞의 병력 규모나 무기 숫자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축적되고 있는 기술과 전술, 그리고 군사교리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미래의 안보 위협은 더 이상 미사일 한 발이나 무기체계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실전 경험을 축적한 군대와 첨단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군사력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