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에 관한 논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진행되어왔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국가재난 상황에 따라 발전해오던 사회복지제도는 일제강점기를 맞이하여 말살되었고 일본에서 1929년에 제정하여 실시하기 시작한 구호법을 기초로 모자보호법과 의료보호법을 부분적으로 부가하여 1944년 3월 조선구호령을 제정하여 식민지인 우리나라에서 공포.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이 구호령은 해방 후 1961년 생활보호법이 제정되기까지 우리나라의 공공부조를 맡아온 기본법이 되었으며 생활보호법의 모태가 되었다.
1961년 12월30일에 생활유지의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보호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할 수 있도록 생활보호법을 제정하여 1982년 12월 전문이 개정되었고 마지막으로 1997년 8월에 개정되었다. IMF 이후 1998년 4월 참여연대가 생활보호법 개정에 관한 청원을 제출하였고 동년 7월 참여연대, 경실련, 민주노총 등 재야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을 청원하여 마침내 1999년 8월, 제206회 임시국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어 2000년 10월1일부터 시행되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어 시행된 지 24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기초생활보장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을지 모르나 전국민의 복지체감도는 낮은 것이 현실이다. 사회복지는 생애주기별로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에 관한 주장은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나 목소리가 큰 곳부터 반영되다보니 오늘날 사회복지정책과 행정에 기초한 사회복지서비스는 매우 기형적으로 발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국가재난 시기부터 위기대응책으로 시작된 사회복지제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40여 년간 사회복지를 학습하고 실천하고 연구한 사회복지전문가로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가 어렵지만 새롭게 정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인권에 기초하여 사회복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영유아를 위한 아동가족복지로부터 청소년, 중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가족이 포함된 복지제도에 의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현재는 다양한 목소리에 따라 사후약방문이나 우후죽순처럼 설치된 사회복지인프라가 상당수 존재한다.
아동복지분야의 경우 정권에 따라 아동돌봄기관의 명칭이 달라지고 있어 전문가들도 분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아동은 가족과 뗄레야 뗄 수 가 없다. 따라서 현재 지방자치단체마다 1개소씩 있는 가족센터의 기능과 아동돌봄기관, 장애인 및 노인 관련기관을 통폐합하여 가족복지센터로 일원화하여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각 대상별로 아동복지, 장애인복지, 노인복지… 다양한 용어로 기관 명칭을 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는 명칭들이다.
보편적으로 인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인프라로서 구축해 나가면 된다. 과거에는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로써 읍면동사무소를 설치하여 민원을 해결했으나 오늘날에는 사회복지서비스가 주된 시민의 요구가 되었다. 현재 대부분이 행정기관은 사회복지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사회보장제도의 3대 축 중 하나인 공적부조서비스 제공을 위한 역할이다. 사회보험을 위한 인프라는 별도로 잘 구축되어 있다. 이제 사회서비스 영역의 인프라도 체계적으로 정비되었으면 한다.
사회서비스 영역으로서 각종 사회복지인프라를 인권에 기초하여 시민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의 구축! 새로운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도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때 고려하여 전개하기 시작한다면 보다 유연하게 개편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선입관이나 편견 없이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