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가을!
상태바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가을!
  • 한북신문
  • 승인 2024.10.29 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원선 교수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교수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교수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지난 금요일 사단법인 룩스빛아트컴퍼니 정기 공연을 관람했다. ‘아버지의 봄’이 주제였다. 사단법인 룩스빛아트컴퍼니는 국내 유일의 시각장애인무용단이다. 15년 전 창단한 이래로 시각장애인들의 무용을 위해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무용단을 이끄는 단장은 무용전공자로서 15년 전 우연히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강의를 갔다가 시각장애인무용단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무용과는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국내 공연을 꾸준히 해오다가 2022년부터 해외 공연을 도전하기 시작하였다. 2022년 미국 LA공연, 2023년 프랑스 파리공연, 그리고 2024년에는 UAE 아부다비와 라스 알카이마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UAE는 ‘투지의 사람(People of Determination)’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높다고 한다.

‘아버지의 봄’ 공연을 감상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아버지와 딸과의 갈등 그리고 화해를 다룬 작품은 시·청각 장애인으로서 평생을 사시다가 40년 전 현재의 나보다 8살이나 적은 55세로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을 많이 생각나게 하였다. 그리고 현재 아버지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을 마쳤을 때 많은 이들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공연장 안과 밖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 각자의 아버지가 떠올랐을까? 필자도 아버님이 떠올랐다. 그리고 몇 년 전 처음 룩스빛아트컴퍼니 공연을 보던 날이 소환되었다. 공연 시작시간부터 마치는 시간까지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공연이 다 끝난 후 단장을 만나 사회복지연구를 해 보라고 권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지난 8월 사회복지학박사로서 제자가 됐다.

급성 녹내장과 망막 이상으로 5시간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 한 이후 공연을 보는 마음은 더욱 특별했다. 과거에는 녹내장인 경우 대부분 시력을 상실했다고 한다. 녹내장 수술로 시력을 회복하고 장애인복지 및 사회복지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시각장애인무용단의 공연을 보는 마음은 감회가 특별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아침햇살을 보며 배움터나 일터로 출발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 이웃 중에는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다.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평범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이웃들이 있다면 우리는 상부상조하며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간으로서 가진 권리를 최대한 향유 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프로그램 및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금이 필요하다면 마땅히 이런 일에 사용되어야 한다.

길고 긴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을 맞이하며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실천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아버지의 봄’을 열정으로 공연해준 룩스빛아트컴퍼니 공연단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UAE공연을 위한 물질적 어려움도 잘 해결되어서 장애인식개선과 한국문화발전을 위해 더 멋진 공연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주요기사